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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르하 | I. 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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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은 마법의 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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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마법의 시간이다


모두가 잠드는 시간이자 모든 것이 시작 되는 시간, 또 무엇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


"와...이런 저택이 실제로 있네. 사람이 살긴 하는 건가?"

"그래도 근처에 불이 켜져 있는 집은 여기 밖에 없지 않습니까"


잠뜰은 옆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다가 라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꺼림직하여도 뒤로 물러날 수 없었기에 발걸음을 내디뎌 문 앞으로 걸어갔다. 가까이에서 보니 더욱 그 크기가 실감 나는 문이었다.

숨을 한 번 삼킨 뒤, 육중한 문이 주는 위압감을 애써 무시하며 문에 달린 고리를 두드려 노크 소리를 내었다.


"...."

"...."


나무문을 타고 울리는 노크소리와 함께 대화 소리는 종적을 감추고 거세게 내리는 빗소리와 날카로운 바람 소리만이 정적을 타고 흘렀다.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낡은 경첩이 삐걱대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문이 조금씩 열렸다.


"누구신가요?"


열린 문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남자는 새하얀 셔츠와 회색바지에 보라색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가벼운

옷차림에도 어쩐지 기품이 느껴지는 것 같은 이상한 분위기를 가진 남자였다. 부드러운 미소와 다정한

눈동자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을 주었으나 이들에겐 그런 것들이 눈에 들어올 새가 없었다.


"수경사??"

"수경사님..?"


동시에 외친 말들에 문을 연 남자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도 팀원들과 같은 생각을 했지만 간신히 입 밖으로 내는 것만은 참은 잠뜰 또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도 그럴 게 도플갱어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의 팀원과 닮아있었다.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팀원들을 두고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잠뜰이 상황을 수습했다.


"아...죄송합니다. 저희는 성화경찰서 소속 형사들인데 폭우로 발이 묶여서요"

"아...그러시군요"

"다름이 아니라 팀원 중 한 명이 아파서 혹시 약을 구할 수 있을까 합니다"

"아..저런"


잠뜰의 정중한 부탁에 잠시 무언가를 고민하던 남자는 깊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주변에 쉴 곳이 마땅히 없으니 오늘은 이곳에서 하룻밤 묵고 가시는 게 어떠신가요?"

"예? 아, 저희야 감사합니다만..."

"남는 방도 많으니 편하게 생각해주세요. 약을 준비해 놓을 테니 아픈 분도 데리고 오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남자는 대답대신 눈웃음과 함께 다시 집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문이 닫히고 안쪽을 향하는 발소리가 들리자 남은 팀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서로를 쳐다보았다.


"방금 수경사님 아니었습니까?"

"토끼귀까지 똑같은데?"

"놀랍도록 닮긴 했지만...수경사는 지금 차에 있지 않은가"

"그렇죠..."

"뭐...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죠. 세계에는 똑닮은 사람이 3명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 그런 거겠지...어쩐지 뒷맛이 씁쓸했지만 쏟아져 오는 비와 차에 있을 동료를 생각하면 좋은 일이었으니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얇은 우산에 거센 비가 맞닿는 투박한 소리와 비에 젖은 바닥을 걸을 때 나는 자박거리는 소리만이 맴돌 때,

꺼내면 사실이 될까 두려워 시작하지 못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라더였다.


"그런데 그 큰 저택에 남자 혼자 사는 걸까요, 보통은 집사라던가 있지 않습니까"

"요즘 시대가 어떤데 출퇴근하나 보지"

"아"


각별은 마음 한구석을 치고 나오려는 불안감을 누르기 위해서 평소보다 더 시큰둥하게 대답하였다. 라더의 의문이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음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듯이.

잠뜰 또한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점이 많았고, 무엇보다 감이 별로 좋지 않았으나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그 저택이 아니라면 차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야 했다. 평소 같았으면 차에서 잠이라도 잤겠지만

애석하게도 수사 때부터 영 상태가 안 좋더니 덕개가 열이 내리지를 않았기에 쉴 공간이 절실했다.


"어, 수경사 덕경장은 좀 어떤가?"

"아 경위님, 쉬게 두었는데도 열이 점점 더 오르네요"


수현이 식은땀에 젖은 덕개의 머리를 넘겨주며 말하자 잠뜰의 시선이 덕개를 향했다. 수현의 어깨에

겨우 기댄 채 열이 올라 평소보다 상기된 얼굴로 헐떡이는 모습은 밝고 기운찼던 평소와 대비되어 더 마음이 쓰였다.


"저쪽 저택에서 하룻밤 묵어갈 수 있게 해주셨으니 다 같이 이동하지"

"와 정말요? 잘됐다 덕개야"


잠뜰의 말에 따라 모두가 차에서 내렸고 환자인 덕개는 라더가 업어서 가기로 하였다. 공룡이 열에 취해 정신이 없는 덕개를 라더의 등에 올렸고 우산을 쓰지 못하는 라더를 대신해 각별이 우산을 씌워주었다.

그 모습을 보던 수현은 얇은 옷인 덕개가 마음에 걸려 자신의 겉옷을 벗어 덕개의 어깨에 둘러주었다.

그렇게 잠뜰을 선두로 두고 라더를 둘러싸며 걷던 수사반은 아까 본 거대한 문 앞에 도착하였다.


"와...문 크기 미쳤네"

"수경사는 너무 놀라지 말게나"

"네?"


아까 오지 않았던 수현과 공룡이 거대한 크기의 건물을 보며 놀라고 있을 때 잠뜰은 한마디를 던지고 문을 열었다. 수현이 잠뜰의 말에 의문을 표하며 문 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는 그 말의 뜻을 이해했다.


"아, 형사님들 오셨나요?"

"어..?"


수건을 들고 은은한 미소를 띠던 남자와 문을 열고 들어온 수현은 서로를 보자 놀라며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거울이라도 된 듯 같은 표정을 짓고 있던 두 사람 중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남자 쪽이었다. 그는 급히 놀란 표정을 갈무리하며 먼저 말을 걸어왔다.


"어쩐지 형사님들이 저를 보고 놀라시더니 그럴 이유가 있었군요"

"아...안녕하세요"

"우선 이걸로 닦으세요"


남자는 들고 있던 수건들을 나누어주며 자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는 이 저택의 주인인 수현 쉬라이크 라고 해요. 보시다시피 이 저택에는 저밖에 살고 있지 않아서요.

방은 제 방을 제외한 곳들을 쓰시면 됩니다"

"아, 정말 감사합니다"

"뭘요, 환자분은 난로가 있는 방으로 안내해드릴게요. 이쪽으로"


***


남자의 안내에 따라 덕개를 난로 있는 방에 눕혀놓고 약을 먹인뒤에서야 한숨을 돌린 이들은 차를 준비해 준 남자의 호의에 감사하며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이거 정말 감사합니다"

"별일 아닌데요 뭘. 적적하던 차에 손님이 오셔 오히려 좋네요"

"여기서 혼자 지내시는 겁니까?"

"네 그렇죠, 일하시는 분들이 계시긴 하지만 저녁에는 돌아가시니까요"


여전히 의심이 가시지 않은 라더의 날카로운 물음에 여유로운 얼굴로 대답한 남자는 자신의 앞에 있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자신의 대해 묻는 것을 무언으로 허락한다는 제스쳐에 먼저 입을 뗀 것은 공룡이었다.


"성씨가 특이하시던데 외국분이세요?"

"아 혼혈이라서요"


공룡의 사고가 빠르게 돌아갔다. 상당히 젊어 보이는데 이 저택에 혼자 살고 있는 거 보면 집안에 돈이

있는 건가. 재벌가였다면 이런 저택보다는 현대식 집을 샀겠지 그렇다면 이 저택 자체가 유산이라던가...


"그럼 혹시 귀족...?"

"아, 눈치채셨나요"


공룡의 질문이 마음에 들었는지 기쁜 기색의 남자가 말을 이었다.


"맞아요, 사실 저는 쉬라이크 가문의 마지막 남은 후손이에요. 그리고 이 저택도 쉬라이크가 대대로 내려오는 저택이랍니다"

"와, 대박"


귀족 가문의 후손이라는 남자의 말에 모두가 적잖게 놀랐다. 혼혈이라는 것도 놀라웠는데 외국의 귀족가

후손이라니, 한 평생 만나볼 거라 생각도 못 했던 사람을 폭풍우가 치는 밤 우연히 들린 집에서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각경사님 대박 귀족이래, 팔꿈치로 각별의 옆구리를 툭툭 치며 놀라움을 보이는 공룡과 다르게 수현은

아무 표정 없이 남자를 응시했다.


'가문에 대한 자긍심이 있는 걸까. 표정이 달라졌네'


남자를 뚫어져라보던 수현과 남자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히는 순간 남자는 얼굴 가득 미소를 띄웠다.

그 미소를 본 수현은 한순간 몸을 굳혔다. 뭐지? 수현은 몸을 훑고 간 이상한 한기에 한손으로 팔을 꽉 쥐었다.


"아! 혹시 시간이 남으신다면 추리게임 하나 해보시겠어요?"

"네?"


남자는 마치 잊고 있었던 것을 생각해낸 듯한 말투로 이야기를 꺼냈다. 뜬금없는 주제에 모두 당황했지만 남자는 그들을 신경쓰지 않은 체 얘기를 계속했다.


"저희 집이 최근 추리영화 촬영지로 쓰여서 아직 물건들이 남아있거든요"

"아..."

"줄거리는 대충 이래요. 공포 테마 리조트 건설 기념으로 6명의 각기 다른 사람이 저택에 초대되죠. 저택을 구경하던 중 노랫소리가 들리더니 모두가 정신을 잃고, 깨어났을 때는 이미 한 명이 사라진 후였죠.

그 이후 노랫소리가 들릴 때마다 사람이 한 명씩 사라지더니 시체가 되어 돌아오게 돼요, 뭐 결국 저택의 비밀을 밝히고 살인자를 찾아가는 내용의 영화에요"

"관심이 있으시다면 폭풍우가 그치기 전까지 한 번 해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자신의 말을 마친 남자는 볼일이 다 끝났는지 다 마신 찻잔을 내려놓고는 자신은 이만 서재로 돌아가겠다며 자리를 떴다. 탁, 하는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이제 테이블에는 5명의 사람과 남자가 두고 간 열쇠와 서류

몇 장만이 있었다.


"갑자기 추리게임?"

"뭔가 되게 찜찜하네요..."


무언가 이상한 남자의 태도에 남자가 나간 문을 쳐다보고 있던 이들은 각별의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뭐야 이거"


느낌이 좋지 않은 탓에 누구도 손을 대지 않던 서류들을 집어 읽은 각별은 인상을 찌푸렸다. 심상치 않은 각별의 반응에 옆에 앉아있던 공룡이 각별 쪽으로 머리를 들이밀어 서류를 읽자 그의 표정도 미묘하게

변하였다.


"무슨 일인가?"

"여기...저희 이름이 있는데요?"
"뭐?"


미간을 찌푸린 잠뜰이 책상에 손을 짚으며 일어나 각별이 내민 서류를 보자 놀랍게도 미스터리수사반

모두의 얼굴과 이름이 적혀있었다. 남자가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분명 추리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일 텐데 어째서 자신들의 얼굴과 이름이 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더군다나 우리가 여기에 온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잠뜰은 몸을 타고 흐르는 기분 나쁜 감각에 두 손을 꽉 쥐었다.


"이게 무슨..."

"...."


모두의 표정이 굳어졌다. 자신의 동료와 같은 얼굴의 남자, 오묘한 분위기, 자신들의 이름과 사진이 붙은 서류. 무엇 하나 이상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잠뜰은 버릇처럼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가능성을 떠올렸다.


1) 사진이 합성이다

'집에 들어오기 전과 후 남자가 자리를 비운 시간은 5분 남짓, 이렇게 퀄리티 높은 합성을 할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이름을 밝힌 적이 없었다'

2) 우연의 일치이다

'얼굴과 이름이 똑같은 사람이 여섯이나 있다면 우연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3) 미리 준비해놓았다

'이쪽이 가장 가능성 있지만, 우리가 여기에 온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여러 가지 가설들을 떠올려보았으나 지금으로써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이 없었다. 잠뜰은 고민을 하느라 턱에 올렸던 손가락을 천천히 내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거운 분위기 속 의자 끌리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고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해야 할 일은 분명했고 자신의 결심 또한 굳어졌다.


"아무래도, 신경 쓰여서 안 되겠지?"


그녀의 장난기 섞인 목소리에 테이블에 남아있던 모두가 미소를 띄웠다. 라더와 수현은 그들답게 착실하게 웃으며 대답하였고 각별과 공룡은 수사 끝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사건이냐며 투덜거렸지만 표정만은

시원해 보였다.


"추리 게임인지 뭔지 한 번 풀어보자고"


***


추리게임이라는 이름답게 여러 가지 퍼즐요소가 있었지만 인재들만 모인 미스터리수사반답게 비교적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입구부터 이어진 신문기사들과 책들의 내용은 수현의 수첩에 정리되었고 시체나

현장에 관련한 정보는 잠뜰에 의해 얻을 수 있었다. 끊어진 전선이나 열리지 않은 문은 각별이 맡았고

지식이나 언어 관련으로 모르는 것들은 공룡의 능력으로 해석하였다.


라더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덕개의 옆에 있는 동안 모든 문제를 풀고 진실에 발을 들인 4명은

참혹하고도 이기로 가득 찬 진실에 한동안 입을 열지 못하였다.

한참을 서 있던 그들은 마음을 추스르고 앞으로의 일을 정리하기 위해 처음 왔던 방으로 돌아갔다. 기다리고 있었는지 문이 열리자마자 다가오는 라더에게 수고했다고 말하며 지금까지의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한 이들은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생각해보자며 책상에 자리를 잡았다.


상석에 앉은 잠뜰은 양옆으로 앉은 멤버들을 보며 일단 풀지 못한 문제부터 이야기를 꺼냈다.


"일단 사건은 풀었는데 이 저택에 이상한 점이 많아"

"예? 이상한 점이요?"

"응, 일단..."


잠뜰의 시선이 벽 쪽을 향하자 자연스럽게 고개를 따라 돌린 라더의 시선에 고풍스러운 시계가 보였다.


"저택의 시계가 다 같은 시각에 멈춰있어. 2시 27분, 우리의 시계까지도"


잠뜰이 말을 마치자 각별이 자신의 팔을 뻗어 시계를 보여주었다. 라더는 각별의 시계에서 시각을 읽고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럴리가..제가 마지막으로 확인한 시간이 2시 30분이었습니다"


잠뜰은 라더의 반응을 예상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야 이상하리만치 사람의 흔적이 없어. 사용인들의 방이 있는데 사용 흔적은 없어"

"여기까지는 그렇다 쳐도 집안 어디를 둘러봐도 식자재나 조리 흔적이 없어"

"...."


충격을 받은 듯 보이는 라더와 테이블에 앉은 모두를 한 번씩 본 잠뜰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을 꺼냈다.


"...물론 그 밖에도 이상한 것들이 많아 공경장의 능력으로도 알 수 없는 나라나 건축 양식이라던가 그냥

저택이라기엔 이질적인 현대식 시설 등등"

"그리고... 이걸 좀 보겠나"


잠뜰은 주머니에서 두 장의 사진을 꺼냈다. 탁자에 앉은 이들이 편하게 볼 수 있게끔 한 바퀴 돌려서 내민 사진에는 두 개의 현장이 찍혀있었다. 한장은 가슴에 날카로운 꼬챙이가 꽂힌 채 죽어있는 남자의 시신이었고 다른 한 장은 엎드린 채 누워있는 남자의 시신이었다.


"윽.."


고의성이 다분한 살인의 흔적과 그의 동료들을 빼닮은 시체의 모습에 비위가 좋은 편에 속하는 라더도 인상을 구겼다. 그런 라더의 반응을 이해하는 듯 별다른 말없이 잠뜰은 말을 이었다.


"이건 추리의 힌트로 나온 사진들이야. 하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진짜 시체사진이라는 겁니까"


라더의 말에 잠뜰은 굳어 있는 라더와 눈을 맞추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피의 양이나 손의 입은 화상, 시체의 경직상태 등이 지나치게 현실적이야. 그리고 공경장의 말로는 사진의 구도나 촬영기법이 전문가는 아니라고 하더군"

"그렇다는건..."


믿기 힘든 결론에 도달하여 흐려지는 말끝을 붙잡아준 것은 이어지는 잠뜰의 한 마디였다.


"그래, 이곳은 영화촬영장따위가 아니라 실제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저택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현재 상황을 정리함과 동시에 쐐기를 박는 그 한 마디에 모두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그 말 이후 약속이라도 한 듯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은 체 각자의 생각에 빠져들었다.


'결국은 다시 원점인가..'


잠뜰은 답도 없는 상황에 한숨이 나올 것 같았다. 분명 의문점을 풀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는데 얻게 된

결론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었다. 여전히 왜 우리의 사진과 이름이 서류에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고 수상한 남자에 대한 것도 풀어내지 못한데다가 설상가상으로 저택에 있는 증거들은 불가능한 결론을 가리켰다.

이를테면 마치 이 저택이 현실과 다른 공간이라는 것처럼...


"저.."


여러 가지 상황과 가설을 정리하던 잠뜰의 생각을 끊은 것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은 수현이었다.


"이대로 가도 별다른 해결책이 없을 것 같아서요, 제가 이 저택의 주인과 이야기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네?"

"저택의 주인이라면 범인이라던 그놈 아닙니까?"


잠뜰은 자신 또한 더 이상의 단서가 없었기에 남자를 만나러 가야 하나 생각하던 차에 먼저 말을 꺼내는 수현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누구를 닮아 저렇게 무모한지..


"괜찮겠나?"

"그럼요, 매일 하는 일이잖아요"


그답게 곧게 허리를 세워앉은 자세로 자신과 눈을 맞추고 웃는 모습을 보며 잠뜰은 참 수경사답다고 생각했다.

라더와 공룡은 너무 위험한 것 아니냐며 썩 맘에 들어 하지 않았다. 잠뜰 또한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팀원을 보내는 것이 걱정되었지만 그 이상으로 수현이 가진 능력을 믿었다.


'사실상 수경사가 가는 것이 최선책이기도 하지..'


"꼭 가야 합니까? 그냥 여기서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얘 말이 맞아요.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에요?"

"음...라경장 말도 일리가 있긴 한데 시계가 멈춰있는 것도 조금 걸리고, 이 서류들과 추리게임도 그렇고 모두 저 남자가 준비한 것이라면 해답도 저쪽에 있지 않겠어?"

"..."

"그리고 범인 심문이야 늘상 하던 건데 왜그래"

"그거랑 이거랑 같냐"


라더와 공룡의 걱정과 각별의 퉁명스러운 말을 듣던 잠뜰은 상황을 정리했다.



"그러면 이렇게 하지"



***

 


-똑똑


"네, 들어오세요"


허락의 의미가 담긴 말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방금까지 책을 읽고 있었는지 펼쳐져 있던 책을 덮은 남자가 다정한 목소리로 무슨 일인가요? 말하며 바로 앞에 있던 탁자 위에 책을 올려놓고 수현을 바라보았다.


"잠시...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수현은 그 말과 함께 천천히 자신이 열고 들어온 문을 닫았다. 나무문이 수현의 손에 의해 천천히 닫히다가 마침내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완전히 닫힌 것을 지켜보던 남자는 입을 열었다.


"물론이죠"


남자는 수현이 연신 괜찮다고 말했으나 아니라며 기어이 차를 내어오겠다며 방을 나갔고 고급스러운 소파에 앉아 남자를 기다리던 수현은 긴장한 듯 손을 쥐었다 폈다 하다가 옷 사이로 전해져오는 금속의 무게에

미소를 지었다.


몇 분 전 방 안으로 들어가려는 자신을 붙잡고 연신 빼먹은 것은 없는지 확인을 하던 팀원들을 생각하니

다시 웃음이 나려고 했다.


"무전기 잘 키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지원 요청하고"

"조심하십쇼"

"여차하면 바로 탕- 해버리세요"


마음이 편하지 않으신지 계속 같은 말을 강조하시는 경위님과 그렇게 아끼던 자신의 총을 선뜻 빌려주며 조심히 다뤄라. 하시던 각경사님, 걱정 가득한 말투로 조심하라는 당부를 전하는 라더와 총 쏘는 제스쳐를 해 보이며 장난스럽게 말하지만 그 말속에 있는 것은 걱정인 공룡이까지 평생 받을 걱정을 다 받는 것 같아 정신이 없었지만 마음만은 따뜻해졌다.


"이번에는 공경장한테 뭐라고 안 하시네요?"

"...내 선에서 해결 가능한데까지만 해"


한숨을 쉬며 말한 경위님의 말에 모두가 놀랐다. 저 말은 마치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결해

주겠다는 것 같지 않은가. 습관적으로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그 사람의 심리를 찾아내는 수현에게는 더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미스터리 수사반이 결성되던 날, 팀이란 것을 불편해하던 기색이 역력하던 그녀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팀원을 생각해주며 자신이 기꺼이 책임을 짊어지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좋은 사람의 좋은 변화란 언제 보아도 항상 기분 좋아지는 일이었다.


'기대를 저버릴 수 없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와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수현은 팀원들을 생각하며 풀어져 있던 마음을 다시 고쳐잡았다. 심문을 할 때 습관적으로 걸치는 미소를 입에 걸고 머리는 차갑게 식혔다.


"드세요"

"감사합니다"


건네어진 찻잔에는 아까와 같이 푸른 녹색이 아닌 선명한 붉은빛의 차가 담겨있었다. 이 색깔과 향은

히비스커스 차인가. 평소 즐겨 마시는 차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영 마시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무슨 일로 오셨나요?"

"아, 영화의 뒷부분을 듣고 싶어서 왔어요"


우선은 조금 돌려서 말해보자. 수현은 자신도 알고 남자도 알고 있을 뻔한 거짓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뒷부분이라..."


남자는 잠시 고민을 하는 듯 시선을 내린 체 찻잔을 손에 들고 살짝씩 돌리다가 한모금 마신 후 찻잔을

내려놓았다. 음...하는 소리와 함께 소파 팔걸이에 팔을 괸 체 입가를 만지던 그는 입을 열었다.


"남은 사람들이 범인의 정체를 알아내지만 결국 범인에 의해서 모두 죽게 됩니다. 처음으로 죽었다고 생각되던 저택의 집사가 사실은 범인의 협력자였거든요"


남자의 말이 끝마치자마자 익숙한 타자기 소리와 함께 자신에게만 보일 글자들이 눈앞을 채웠다.


<심문분석>

-대답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시선을 피하고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입가를 쓰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높은 확률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정말로요?"

"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수현의 질문에 반문하며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남자의 모습에 수현은 굳어질 뻔한 표정을 겨우 풀었다.


'이 상태로는 무언가를 얻기 힘드니 조금 자극해볼까'


"아뇨 결말이 조금 허무해서요"

"다른 영화와는 사뭇 다른 결말이긴 하지요"

"성의 진짜 주인인 라더씨도 결국 죽는다니 호스티에가 사람들이 참 안됐네요"

"진짜 주인이라..."


<표정>

-가면처럼 항상 짓고 있던 미소가 한순간 무너졌었다

-입으론 미소를 띠고 있지만 눈은 웃지 않고 있다


역시 가문이나 저택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많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여유를 되찾을 것이다. 빠르게 몰아붙이자.


"호스티에 가문은 누명을 쓴 모양이더라고요. 좋은 일을 많이 행했던 귀족다운 귀족이었는데 형태 없는

소문이라는 것에 속절없이 흔들리는 것이 사람인지라...참 안타까운 사연이죠"

"..."

"부정한 방법으로 빼앗긴 성이니 원래 주인인 라더씨에게 돌아가는 것이 순리 아니겠어요?"

"...그 아무리 잔혹하다 해도 역사는 바꿀 수 없는 법이지요. 옛 시대에 정치싸움은 흔했던 것이고 결과적으로 저택의 마지막 주인은 머셀가였으니 그 후손에게 돌아가는 것이 맞겠지요"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은 현재의 과제이죠"

"지금 저랑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 거죠?"


남자는 어느덧 웃음기를 뺀 무표정한 얼굴이 되었다. 굳은 얼굴과 날카로운 말투는 당장이라도 무슨 일을 일으킬 것 같았다. 날이 선 정적 가운데 수현은 생각보다 예민한 반응에 조금 방법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연극>

-우린 이 남자와 적대할 목적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남자의 입으로 정보에 대해 들어야하니까요

-영화와 현실이 구분가지 않게끔 애매하게 말하는 겁니다

-그런 와중에도.. 순진함이라는 가면은 잊지 맙시다


"이런.. 선생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고 말씀드린 것은 아닙니다. 뭐, 리조트가 개장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알려질 것이고 많은 사람들의 지혜로 옳은 선택에 가까워질 수 있겠지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네? 어떻게 확신하시나요?"

"...살인사건이 일어난 저택에 리조트를 연다한들 누가 오겠습니까"


<연극>

-여기서는 조금 자존심을 건드려볼까. 마치 그것도 모르냐는 듯한 말투로...


"선생님께서는 사람에 대해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나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화제가 되었던 곳은 항상 관광객들로 북적이기 마련이지요"

"..."


남자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수현의 말이 계속됨에 따라 시선이 조금씩 날카로워졌다. 소파의 팔을 걸치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규칙적으로 두드리며 지금 상황이 맘에 안듦을 연신 표현하는 남자에 수현은 마무리를 지을 준비를 하였다.


"영 표정이 좋지 않으시네요. 그저 영화 얘기일 뿐인데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아, 아니면 혹시 영화촬영 후 관광객들이 찾아올까 봐 그러시나요? 하긴 그건 좀 곤란하겠어요"

"무슨..."

"사람들이 저택을 휘젓고 다니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이를테면 머셀가가 호스티에가를 누명 씌워 재산을 빼앗았다던가, 머셀가의 후손이 이를 감추기 위해

사람들을 죽였다 이런 것들 말이에요"


"안 그런가요 수현 쉬라이크씨"

"아, 아니면 수현 머셀씨로 불러드릴까요?"


이야기 내내 달고 있던 웃음도 지운 체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는 수현에 방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남자는 싸늘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을 수현의 눈을 바라보고만 있다가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푸흡-


"하하하!!"


허리를 굽혀가며 웃는 남자에도 수현은 아무런 표정 없이 그저 남자를 지켜보았다. 그러고 있기를 잠시,

겨우 웃음을 멈추고 눈꼬리 끝에 매달린 눈물을 훔친 남자는 정말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아, 정말..."

"들켜버렸네"


수현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다음 질문을 꺼냈다.


"왜 그러셨나요?"


남자는 저택에 있는 내내 뒤집어썼던 친절함이라는 가면을 내려놓은 채 비뚤어진 미소를 지었다.


"이유라...형사님이 예상하신 것이랑 같아요. 가만히 있었으면 모두 편했겠거늘 그 치들이 이 저택을

리조트로 개발하겠다지 뭐에요. 저택이 알려지면 우리 조상님들의 행적이 드러날 것이고 우매한 대중들은 저희 가문을 손가락질 하겠죠"

"쉬라이크 가문의 후손으로서 유구한 쉬라이크가의 명예는 제가 지켜야 하지 않겠어요?"

"..."


<발언분석>

-자신의 가문의 명예에 지나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주제를 바꿔보자


"그렇다면 왜 저희에게 이런 게임을 시키셨죠"

"궁금했거든요"


곧게 세워 앉았던 몸을 편하게 소파에 기대며 남자는 말을 이었다. 남자의 오만하다는 말이 어울릴 자세와 표정에도 수현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자세를 곧게 세웠다.


"운명처럼 그 치들과 똑같은 얼굴의 사람들과 당신이 시간이 멈춘 이 저택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오랜 시간 적적했던 저에게는 딱 맞는 유희였죠"


"지금 그 말은.."


수현이 남자에 말에 미간을 찌그러뜨리며 방금 전 말의 이상한 부분을 물으려고 할 때, 남자가 수현의 말을 끊었다.


"그런데"


소파에 등을 기댄 체 그들을 처음 이 집에 들였을 때처럼 깊게 미소를 지은 남자는 수현을 향해 속삭였다.



"이번에는 차를 안 드시네요?"
'이번?'


수현이 남자의 발언에 의문을 가짐과 동시에 시야가 흔들리며 극심한 어지럼증을 느꼈다. 다급히 머리를 짚었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몰려오는 어지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탁자에 쓰러지듯이 몸을 기대자 수사 중 나누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러면 그을린 손은 아마 이 발진을 숨기기 위함이겠어'

'이 시체는 정원에 떨어져 있었으니 가까이 조사하지는 못했을 테니까 남겨 논거군요'

'사진이여서 자세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범인이 의도한 것이라면 약물 발진일 가능성이 높겠어요'


그때 떠올렸어야했다. 범인이 요리사였고 약물을 가지고 있었다면 우리에게 준 차에도 들어있을 수 있다는

거였는데... 과거의 후회는 썼지만 다시 되돌릴 방법도, 돌아간다고 해서 남자가 살인범인줄 몰랐던

우리들이 차를 거부할 가능성도 없었다. 그래, 우리는 이 저택에 들어온 순간부터 남자의 손아귀에 있었던 것이다.


"재미있었어요 수현씨"


저의 얼굴로 저런 표정도 지을 수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가증스럽게 웃는 남자를 보며 수현은 몰려오는

수마를 이기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

 


"ㄱ...경사...수경사"

"...으..."


수현은 누군가 부르는듯한 소리에 울리는 머리를 손으로 부여잡으며 몸을 일으켰다.


"...경위님?"

"그래, 일어나보게나"


아직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일단 몸을 일으킨 수현은 바로 앞에 서있는 잠뜰 뒤로 누워있는 각별, 공룡,

덕개와 공룡을 깨우고 있는 라더가 보였다. 무슨 상황이지..하던중 기억이 끊기기 전의 상황이 머릿속을 스치자 번뜩 정신이 들었다.

다급히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저택은 보이지 않았고 넓은 풀숲만이 눈에 들어왔다. 꼼짝없이 당했다고만

생각했는데...


"몸은 괜찮나?"

"아, 네. 경위님은 괜찮으세요?"

"응, 다른 애들도 살펴보고 왔는데 단순히 잠에 든 거 같더군"

"다행이네요..그런데 이게 무슨 상황인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던 수현의 시선에 산 너머로 뜨는 해가 들어왔다. 지난밤의 거세게 내려치던 비와 사나운 바람은 없었던 듯이 고요하게 뜨는 해를 보자 무언가에 홀린 것 마냥 눈을 뗄 수 없었다.

하늘을 물들이고 있는 주황빛을 보자 완전히 끝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감일 뿐이지만...


"일단 여기서 벗어나지"

"찬성입니다"


수현이 잠시 한눈을 팔고 있는 동안 어느덧 모두 일어나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각별은 일어나자마자

운전이라니..하며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저가 왜 여기 누워있냐며 어리둥절하는 덕개를

챙겨 걸어가는 라더는 지난밤이 싫었는지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걸어가는 잠뜰의 뒤로 따라붙은

수현까지 착실하게 앞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공룡만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공룡이 머릿속의 지식을 탐구 중입니다...

남은 백과사전 능력 횟수는 0번 입니다.

[백과사전:망자의 날]

:망자의 날 혹은 죽은 자의 날로 불리며 망자를 기리는 멕시코의 기념일이다.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 진행되며 망자의 날 동안 사람들은 해골 모양의 장식물을 만들고 해골 분장을 하며 퍼레이드를

하거나 집 안에 죽은 자들의 사진과 해골 장식물, 주황색 멕시코 국화(Mexican marigold) 꽃잎으로

제단을 만들어 죽은 자를 기린다. 망자의 날에 쓰이는 해골은 죽은 가족들과 가족들의 조상을 의미한다.


공룡은 저가 쓴 기억 없는 능력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쓰러지기 전에 무의식적으로 쓴 건가...

11월 2일, 망자의 날.


"공경장 무슨 일 있나?"


공룡은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팀원들에 저에게만 보일 창을 닫고 앞으로 걸어갔다.


"아뇨 잠깐 멍때렸어요"

"하여튼 이상한데서 멍하시다니까요"

"덕개 이녀석? 기껏 간호해줬더니"

"간호는 무슨 딱 봐도 수경사님이나 라경장님이 하셨겠죠"

"...아니거든"

"맞네, 내가 딱 맞췄네"


공룡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는지 눈을 굴리다가 의기양양해 보이는 덕개에게 다가가 장난을 걸었다.

당연한 순서로 덕개는 하지 말라며 소리쳤고 지켜보던 모두는 조금씩 긴장이 풀리는 지 미소를 지었다.

 


***

 


새벽은 마법의 시간이다


모두가 잠드는 시간이자 모든 것이 시작 되는 시간, 또 무엇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

 

그래, 죽은 자 한둘 돌아온다고 한들 이상하지 않을, 그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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