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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는 어디에서 살아야 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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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회색고래 | I. 제시

 

용왕님이 육지에서 보낸 3일 이야기

 

아주 먼 옛날 깊은 바닷속엔 용왕님이 살았어요.

 

용왕님은 카리스마가 넘치고, 똑똑하고, 힘도 아주아주 셌습니다.

 

그래서 용궁은 용왕님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을 정도였죠.

 

용왕님은 아주 자비로우시고, 책임감이 강한 분이십니다. 그리고 지금

 

 

 

"아 용왕 때려치울까?"

 

 

 

용왕님은 용왕을 때려치울까 고민하고 계십니다... 과연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용왕님은 바다의 모든 일을 관리하기에 잠들 시간도 없었고, 쉴 시간도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하루가 다르게 지쳐갔답니다. 그러던 중 한 사건이 터지게 돼요.

 

그 일은 아주 간단한 일이었답니다. 큰 문제도 아니었어요. 그저 사소한 사건이었거든요.

 

얼마나 사소하냐면 용왕님이 아닌 그 밑의 신하가 처리했어도 되는 정도의 일이었어요.

 

왜냐하면 그저 조개 할아버지의 2955번째 손자가 음식을 잘못 삼켜서 배가 아픈 정도의 일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일을 가지고 정말 아주 오랜만에 쉬고 있던 용왕님을 찾아오게 된 거에요.

 

용왕님은 정말 지쳤고, 힘들었지만 일을 해결해주었답니다.

 

용왕님은 쌓일 대로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방으로 가던 중 자신의 신하들이 하는 대화를 듣게 되었어요.

 

 

"우린 용왕님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할 거야... 이번일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일이었는데..."

 

"맞아... 요즘 용왕님이 너무 지쳐 보이셔... 우리가 도움이 안 되었던 걸까..."

 

"너무 속상해... 난 언제쯤, 당당하게 용왕님의 신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용왕님은 슬픈 얼굴로 그 자리를 지나갔어요. 그리고 방으로 돌아와서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자신이 뭘 더 어떻게 해야 자신의 신하들이 슬퍼하지 않겠냐면서 말이죠.

 

그러나 더 이상 무언가를 이어가기엔 용왕님은 너무나 지쳤습니다.

 

그래서 용왕님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자신이 세웠던 오랜 계획을 실행하기로 했어요.

 

 

"그래. 때려치자."

 

 

그래요. 용왕님은 용왕을 때려치우기로 했습니다.

 

 

 

"이참에 나 없이 살아봐야 해. 너무 나한테만 의존하는 게 문제야. 나도 놀기도 해봐야지."

 

 

 

그리고 육지로 올라가 세상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용왕님은 야심한 새벽, 용궁을 나왔습니다.

 

용왕님, 아니 이제 때려치웠으니 구 용왕이었던 잠뜰은 한 상어를 찾아갔습니다.

 

그 상어는 자신이 용왕으로 즉위하기 전부터 알고 지냈던 상어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상어에게 말했습니다.

 

 

 

"라더야. 나 용왕 때려쳤다. 그리고 이제 육지로 올라가서 여행할 거야."

 

"뭐? 아니 용왕을 때려치운 건 잘했는데... 육지로 올라간다고?? 이게 무슨 소리야?"

 

 

 

상어는, 아니 라더는 그 말을 듣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말을 하는 잠뜰이 얼마나 홀가분해 보였던지... 도저히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라더야. 너도 갈래? 너도 육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고 했잖아."

 

"음... 그래도 난 육지보단 바다가 좋아서. 근데 누나, 물 밖에서 숨 못 쉬잖아. 어쩌게?"

 

"다 방법이 있지. 각별님께 찾아가서 부탁드리면 육지에서도 숨을 쉴 수 있게 될 거야."

 

"아... 근데 누나. 각별님이 어디계신지는 알아? 그분 길을 너무 잘 잃으셔서 순식간에 사라지니까"

 

"응, 물론 알지. 그래서 같이 왔어!!"

 

"안녕, 라더 많이 컸구나~"

 

"엥? 아니 이게 무슨... 어디 계셨어요?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안 계셨던 것 같은데"

 

"아, 그냥 있었는데 날 못 봤구나... 속상하다... 내가 이 나이 먹고 이런 소리나 듣고 흑. 흑."

 

"각별님 기척을 어떻게 느낍니까... 아니 그리고 오래 사신 분 맞잖아요..."

 

"그래. 그래서 육지로 가고 싶다고? 내가 도와주마. 일단 땅 위에서 지낼 수 있는 건 3일이다."

 

"아니..."

 

"그리고 다리가 생길 거다. 머리카락 색이 네가 딛는 땅의 색깔로 바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본래의 색깔로 돌아올 게다.

 

그러니 완전히 변하게 되기 전에, 바다로 돌아와야 한다. 알겠느냐?"

 

"네,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그래. 조심하고, 잘 놀다 돌아오너라."

 

 

 

이렇게 잠뜰의 육지 탐험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육지로 올라온 첫날, 머리카락의 색은 연갈색. 모래사장의 색깔이었습니다.

 

처음 밟아 본 모래는 정말이지 부드러웠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자유를 마음껏 즐기고 있었죠.

 

모래사장을 쭉 걷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인기척이 들렸습니다.

 

그곳을 보니 산에서 내려온 토끼가 있었습니다. 그 토끼는 어딘가 익숙했습니다.

 

서로 묘한 대치 상황이 이어지다가 토끼 쪽에서 경악과 함께 비명이 나왔습니다.

 

 

 

"너... 너!! 너어!!!!!!! 너희는 내 간 빼먹으려고 했던!!! 못된 놈이잖아!! 네가 여길 왜 와!!"

 

"어? 아닙니다. 토끼님 진정하시고, 아니 저는 그 용궁이 아니라, 아니 저기 잠시만"

 

"나가~~!!! 저리 가!!! 안 가?? 안 가??? 이것이 감히 내 손주들까지 넘보고!!"

 

 

 

한 고래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어떤 멍청한 용왕이 토끼 간을 먹으려했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설마 그게 진짜일 줄은...

 

게다가 억울했습니다. 그 용왕은 그 일이 있고 난리가 나서 새로운 용왕이 즉위했다고 들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에 말입니다...

 

정말이지 억울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모래를 맞던 중 토끼 할아버지가 말했던 손주들이 내려와서 사태는 진정이 되었습니다.

 

 

 

"아이고, 할아버지!! 그게 언제 적 일인데~~ 그리고 이분은 그쪽 용궁소속이 아니래요.“

“네, 맞아요!! 그리고 그 용왕은 이미 죽었대요. 그러니까 진정하세요.”

 

"그려? 그런 겨?? 그럼 뭐... 아이고 배고프다. 수현아, 덕개야. 밥이나 묵으러 가자."

 

"네 할아버지. 아, 그쪽도 같이 해요. 할아버지께서 미안하니까 밥이나 대접하고 싶다고 하네요."

 

"아... 저 그 뜻이 아니었던 것 같은, 음, 네.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얼떨결에 식사까지 마치고, 얼렁뚱땅 하룻밤까지 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육지로 올라온 지 둘째 날이 되었죠. 머리색은 약간의 파란색이 섞인 갈색이 되었습니다.

 

일어나 덕개의 잠꼬대를 들으며 주위를 구경하던 잠뜰은 산의 공기가 유독 맑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육지의 모든 게 처음이었지만 뭔가 이 산이 특별하다는 건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수현에게 물어보니 자신도 그런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 원인을 찾으러 산의 정상까지 올라가보기로 했어요.

 

 

 

"아, 그냥 내려가? 아니다. 후... 올라가기로 했으니까... 끝을 봐야지... 어휴 힘들어!!"

 

 

 

그렇게 산의 정상에 올라온 잠뜰은 예상치 못했던 뱀을 만나게 됩니다.

 

사실 뱀이라기엔 무언가 이상하게 현기가 느껴졌죠.

 

이때 특별한 기운이 느껴지는 뱀이 먼저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대는... 내 친구가 보내주어 왔구나. 그래 깊은 곳에서 올라온 이여. 육지는 어떠한가?"

 

"...저를 아십니까?"

 

"흠. 알다마다. 길을 잘 잃는 친구가 자네가 올 거라고 귀가 아프도록 얘기를 하더군?"

 

"어... 각별님 말인가요? 그분께서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고요?"

 

"그래. 그런데... 육지로는 왜 올라온 것인가?"

 

"너무 지쳐서입니다. 바다 속에서는 다 저만 바라봅니다. 저만을 의지하려 듭니다. 그래서 지쳤습니다.

 

너무나도 힘이 들어서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어서 숨구멍을 찾으러 육지로 올라왔습니다."

 

"흠. 그래, 그래서 어떻던가. 그대가 있을 곳이 여기인 것 같던가? 숨이 쉬어지던가?"

 

"...숨은 쉬어졌습니다. 자유로웠습니다. 허나 이내 바다와 똑같아졌습니다."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듭니다. 다시 깊은 곳으로 잠길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내 맘을 다잡고 잠뜰은 눈앞의 뱀, 아니 용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차분히 정리된 자신의 생각을 말했습니다.

 

 

 

"고래는 육지에서 살지 못합니다. 허나 바다에서도 너무 오래 있지 못하죠.

 

숨을 쉬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몰랐었습니다.

 

그러나 둘 다 지내보니 이제야 알겠습니다. 저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또한 한 곳에만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이죠. 이것을 알려주기 위해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공룡님... 아니 전 용왕님? 음... 전전 용왕님이신가요? 못난 후배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이제라도 알았다니 다행이네~ 너무 고민하지 말고, 넌 너무 책임감이 강한 게 문제야."

 

"그런가요? 너무 없는 것 보단 나은 것 같은데요. 그래서 이제 가시게요?"

 

"그래, 인수인계 마쳤으니 나도 선계로 올라가야지. 잘 있어라, 애송이 녀석!!"

 

 

 

그렇게 둘은 인사를 마쳤습니다.

 

용왕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한 날이 되었습니다.

 

잠뜰의 머리색은 이제 완전한 바다 색깔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꼬리는 아름다운 푸른 빛입니다.

바다로 돌아가는 그녀의 힘찬 꼬리 짓은 더 이상 무겁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고래이자, 다시 복귀하신 바다의 주인 용왕님은 나라를 잘 다스렸답니다.

 

물론 힘든 일도 있었겠죠. 하지만... 동화의 엔딩은 늘 똑같죠. 네, 맞아요.

 

 

바다로 돌아간 용왕님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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